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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Letter] 가치알랩

나도 모르는 사이 지구에 남겨지는 물 발자국 (by. 잔이)

by 보안세상 2024. 8. 29.

 

 

안녕하세요, 잔이입니다!
 
여러분은 평소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얼마나 사용하시나요?
 
저는 업무를 할 때 생성형 AI를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간단한 글을 작성하거나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이만큼 편리한 게 없죠! 하지만 멋들어진 활용법까지는 아직 습득하지 못한 초보 이용자이기도 합니다.

 

최근 SNS에서 유행한 ‘챗GPT에게 어울리는 대사 물어보기’를 직접 해보았습니다 출처: 잔이

 

대신 이런 하찮은 일(…)에 챗GPT를 사용하며 혼자 키득키득 좋아하고는 하는데요. 그러던 중 아주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바로 챗GPT와의 대화 번(질문 10~50개) 병이 소비된다는 것! 그 순간, GPT에게 쓸모없는 질문을 하던 지난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막대한 전력을 소모합니다. 이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냉각수도 필요하고요. 샤오레이 렌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오픈AI GPT-3는 질문 10~50개에 대한 답변을 제공할 때마다 500mL의 물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특히나 데이터센터 냉각에는 부식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깨끗한 담수(염분이 없는 물)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해요.

“By taking the GPT-3 model (with 175 billion parameters) for language services as a concrete example, we show that training GPT3 in Microsoft’s state-of-the-art U.S. data centers can consume a total of 5.4 million liters of water, including 700,000 liters of scope-1 on-site water consumption. Additionally, GPT-3 needs to “drink” (i.e., consume) a 500ml bottle of water for roughly 10-50 responses, depending on when and where it is deployed.”
- Making AI Less “Thirsty”: Uncovering and Addressing the Secret Water Footprint of AI Models,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2022 소비량은 64 리터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습니다. (MS는 오픈AI의 파트너사로서 챗GPT 개발에 필요한 리소스를 공급했고, 오픈AI 2022년 말 챗GPT를 출시했어요.) 이는 올림픽용 수영장 2,500개 이상을 채우고도 남는 규모라고 합니다. 최근 GPT-3 이후 출시된 AI 모델의 경우 매개변수*가 훨씬 커진 만큼,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배출된 열을 식히기 위해선 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겠죠?
*Parameter: AI
가 처리하는 변수의 단위로, AI의 성능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여겨짐

 

DGTL인프라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은 2,840억L에 달했고, 이는 영국 런던의 4개월 치 물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AI 컴퓨팅에 의해 광범위한 기후 위험이 초래될 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 AI를 사용하지 않고, 개발하지 않는 것이 해법일까요?
 
앞서 언급된 오픈AI, MS를 포함한 빅테크들은 최근 녹색 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는 중입니다. 이들 기업은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 냉각 기술을 개발하거나 태양광, 핵융합, 지열 등 재생·친환경 에너지 기술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어요. 이러한 노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MS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이 있습니다. MS 2018년부터 2년 간 스코틀랜드 인근 해저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해수의 낮은 온도로 서버를 차갑게 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제2 데이터센터인 세종은 세종시 집현동 부용산 인근에 위치해 골짜기를 타고 불어오는 자연 바람으로 서버를 식힙니다. 물론 냉각수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요, 사용된 냉각수를 온수로 변환하여 겨울철 도로 결빙 방지 등에 활용한다고 합니다. 네이버는 이러한 물 재사용 시스템으로 기존 물 사용량을 67% 수준으로 절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데이터센터 각 세종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탄소·물발자국 저감 약속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데이터센터를 늘려가는 빅테크들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AI 기업의 발자국’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 발자국은 제품을 생산, 이용,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말하는데요. 관련 제도를 만들어 (1) ·에너지 사용에 대한 기준 설정 (2) 재생 에너지 채택 장려 (3) 기후 공시 의무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투명한 정보 공개로 AI가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야만 다음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전제 물 사용량 중 데이터센터 운영에 들어간 물 사용량을 나타내는 물 사용 효율성(WUE, Water Use Efficiency)’을 탄소·전력 사용 효율성과 더불어 중요 지속가능성 지표로 설정하고 이를 측정, 공개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하네요.
 
AI
가 생산성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요? 편리함을 대가로 남겨지는 물 발자국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며, AI의 친환경 전환이 이뤄질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