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이엄마입니다. 추운 겨울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 겨울에는 눈도 많이 내리는 바람에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올 겨울, 몽이엄마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준 좋은 기억이 있어 여러분과 나눠볼까 합니다. 제목에서도 눈치 채셨겠지만, 저는 한 동물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600여 마리 강아지의 엄마가 되었답니다. 강아지 좋아하시는 분들, 특히 ‘나만 없어 강아지’라는 생각을 자주 하시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M 07:30] 힘겹게 눈을 뜨고 여주로 출발 🚗
주말 오전에는 늦잠을 자는 것이 국룰인 몽이엄마는 아침 7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목적지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 문화공간 ‘반려마루’입니다. 작년 11월 개관한 반려마루는 개관전인 작년 9월부터 ‘화성 번식장’에서 구조된 583마리의 반려견을 보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려마루까지는 판교에서는 차로 약 1시간, 대중교통으로는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데요. 봉사활동에 함께 지원한 친구들과 반려마루의 선행, 화성 번식장의 잔인함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덧 이정표에 반려마루가 보였습니다.
보인다 보여.. 목적지가 보여…
[AM 08:40] 반려마루에 도착! 🏃♀️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니 자원봉사자 집결 장소를 알려주는 안내문이 보였습니다. 안내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반려마루의 규모는 생각보다 매우 컸습니다. 안내된 장소로 이동하니 담당자분들이 앞치마와 장화, 일회용 장갑과 마스크 등 봉사에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해줬습니다.
봉사 준비 완료 !
오전 9시가 되자, 반려마루에서 봉사를 총괄하시는 담당자분이 자원봉사자분들을 입구로 모두 소집했습니다. 5~6명씩 팀을 나눈 뒤, 입구 앞에 붙어있는 팀별 활동 내용을 보며 오늘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참여한 날은 자원봉사자가 많지 않아서 저는 A팀과 B팀의 업무를 모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 생각 중이었습니다 .
[AM 9:10] 본격적인 봉사 시작 1) 생활공간 청소 🧽
처음으로 할 일은 아이들이 머무는 생활공간의 배설물 청소였습니다. 생활공간 한 칸에는 약 3마리에서 4마리의 강아지가 지내고 있었고, 제 추정으로는 약 200칸~300칸 정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꼼꼼하게 청소하기 위해 먼저 강아지 친구들을 생활공간에서 빼내어 외부 공간으로 이동시켜 줬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이 나간 뒤 텅 빈 공간에 널브러져 있는 💩을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활용해 치우고, 밀대로 소변도 깨끗하게 치워줬습니다.
아침에 청소를 한 번 했던 공간임에도 배설물이 많이 있었습니다.
얼른 청소해서 깨끗한 공간에서 쉬게 해줄게!
잠시 바깥에 나가서 청소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앞을 지나갈 때마다 저를 바라보던 아이들이 추워서 얼른 들어가고 싶은 것인지,
그저 사람이 좋은 것인지 구분이 잘 안되어 마음이 조금 짠했습니다.
집에 가자 ! 청소가 다 끝나고 문을 열어주면 아이들이 쏜살같이 내부로 들어옵니다 .
[AM 10:00] 2) 맘마 주기 🐾
추운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린 아이들을 위해 사료와 깨끗한 물을 준비해줬습니다. 사료와 물을 정량에 맞춰서 각 생활공간에 있는 아이들 마리 수에 맞춰 넣어줬습니다. 몸무게가 평균에 많이 미달되거나, 건강 관리가 필요한 친구들에게는 영양분이 조금 더 많은 습식사료를 섞어 직접 먹여 주기도 했습니다. 잘 먹는 아이들을 보니 아침부터 공복으로 열심히 땀 흘리고 있던 저까지 배불러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량 맞춰 담은 맘마를 겹겹이 쌓아 배달갑니다 !
[AM 11:00] 3) 놀아주기(를 빙자한 사심 채우기..) 🦮
마지막으로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노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화성 번식장에서 이미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많아서 사람을 피하거나 무서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아마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많이 고팠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나 사람을 좋아하는데, 사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저 ‘번식의 용도’로 몇 년을 학대받고 갇혀 살아야 했던 아이들이 정말 안쓰러웠습니다. 그저 3시간의 시간을 내어줬을 뿐인 자원봉사자들을 반겨준 강아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 봉사하러 갔을 뿐인데 수많은 강아지에게 둘러싸여 뽀뽀를 받다니, 사심도 많이 채우게 되었습니다. <3
반려마루에서는 입양문의도 받고 있었는데요. 관리자분들께 물어보니 반려마루에서는 동물등록용 마이크로칩 시술, 건강검진,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스케일링 등 기본적인 입양 준비를 마친 한 살에서 다섯 살 정도까지 아이들에 대해 반려마루 현장 혹은 ‘경기도 동물보호복지 플랫폼’에서 입양신청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신청한다고 해서 100% 입양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혼자 살아서 강아지가 혼자 있을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을지, 반려동물과 함께해본 경험이 있는지 등 다양한 요소로 보호자 자질을 꼼꼼히 체크한다고 합니다.
17살 노령견과 함께 살던 저는 왜 5살 이상의 아이들은 플랫폼에서 입양신청을 진행하지 않는지 궁금해졌는데요. 5살 이상이 되면 입양 수요가 적어지기 때문에 입양 절차가 굉장히 간소화되어 간단한 통화 후 직접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고 합니다. 많은 노령견, 노령묘 친구들이 남은 생이라도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 관리자분께 살짝 부탁해서 유기묘가 생활하는 공간도 잠깐 구경했는데요. 웬걸… 강아지들이 생활하는 공간과는 차원이 다른 깨끗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심지어는 향기까지 났습니다.. 🌸 고양이는 스스로 청결을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따로 봉사활동을 진행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꼬질이 강아지 엄마인 저는 고양이들의 깔끔한 모습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강아지들에게 둘러싸인 몽이엄마 ( 마스크만으로는 숨길 수 없는 미소)
[후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약 세 시간의 활동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반려마루에서 만난 강아지 친구들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물론 지금 생활하는 공간도 굉장히 쾌적하고, 담당자 분들이 엄청난 케어를 해주고 계셨지만, 아이들이 꼭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 강아지 가족을 들이고자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유기동물과 관련한 봉사활동을 해본 다음, 입양을 고려해보시면 어떨지 조심스럽게 추천 드립니다. 아직 동물 가족을 들일 계획이 없으신 분들께도 봉사활동은 유기동물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눠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테니까요,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 반려마루 자원봉사를 신청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봉사시간은 덤!)
P.S 저희집 막내 몽이는 작년에 17살 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는데요. 몽이와 이별 후 아직까지도 시린 마음을 달래고자 다녀온 봉사활동이 이렇게까지 마음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몽이야 서운해하지마. 몽이가 준 사랑을 나눠주고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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