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8 게임을 했을 뿐인데 나무를 심게 된 건에 대하여 (by 킴🐋)

찌는 듯한 여름입니다. 여러분은 여름 휴가를 어디로 떠나시나요? 저는 요즘 매일 푸른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직장인이 매일 바다에서 휴양이라니? 살짝 설레셨던 분들에게 죄송하게도, 제가 머무는 바다는 바로 게임 속 바다랍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라는 게임에 요즘 푹 빠져 있거든요. 한 줄로 요약하자면, 다이버가 되어 바닷속을 탐험하며 물고기🐟를 잡고, 잡은 물고기로 초밥 가게🍣를 운영하는 게임입니다. 

 

(출처: 킴🐋의 steam 라이브러리)

 

며칠 전 다이빙에서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발버둥 치는 거북이🐢 한 마리를 만났는데, 알고 보니 거북이 목에 인간이 버린 비닐 봉지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게이머는 미션을 위해 비닐 봉지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인간(?)을 대표해 혼나기도 하는데요. 이런 환경적인 요소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걸 보고 감탄했답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플레이 했던 <알바: 야생의 모험(Alba: A Wildlife Adventure)>이라는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유유자적 평화로운 게임을 선호하는 저는, 아름다운 섬을 돌아다니며 새🐦 사진을 촬영하고, 동물을 구하고, 쓰레기를 주우며 미션을 달성하는 이 게임을 아주 재밌게 했답니다. 섬을 파괴하고 호텔을 짓는 걸 막고자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명 운동도 했는데요. 멋진 섬의 풍광과 섬을 지키기 위한 미션이 잘 버무려진 덕분에, 게임을 하면서 저절로 환경과 생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출처: Alba: A Wildlife Adventure 홈페이지, www.albawildlife.com)

 

더군다나 게임이 판매되거나 다운로드 될 때마다 케냐,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등에 있는 ‘알바의 숲(Alba’s Forest)’에 나무 한 그루가 기부된다고 하니,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내뿜었던 열정이 현실의 환경보호 활동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현재까지 알바의 숲에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하네요!

 

(출처: Playing for the Planet 홈페이지)

이처럼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람들이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하도록 영감을 주는 게임을 더 알고 싶다면, Playing for the Planet Alliance(플레잉 포 더 플래닛 얼라이언스, 이하 얼라이언스)의 활동에 주목해보세요. 

 

Playing for the Planet Alliance는 게임이 환경을 위한 행동을 이끄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 UNEP*의 주도로 2019년에 결성됐습니다. 얼라이언스가 지난 해 38만 명의 게이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게이머들은 환경(Green)에 대한 콘텐츠를 더 많이 보고 싶고 관련 콘텐츠에 돈을 지불할 의향도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고무적인 응답이죠?
*UN Environment Programme(유엔환경계획: 환경 보호 및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기구)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콘솔(게임기)을 생산하는 게임 산업이 이미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을 수 있을 텐데요. 플레이스테이션(Sony)과 Xbox(Microsoft)는 사용자가 콘솔의 에너지 사용량을 낮출 수 있는 설정 방법을 소개하고 있고, 콘솔이나 컨트롤러를 제작할 때에는 재활용 소재를 일부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이 외에도 패키징(포장) 방식을 바꾸거나, 무게를 줄여 운송 효율성을 개선하는 등 게임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 멤버인 게임사들은 게임에 환경 콘텐츠를 담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으로 현실 세계에 변화를 주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게임 산업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활동이 더 궁금하다면, Playing for the Planet 연례 임팩트 보고서를 참고하세요!)

 

 

게임을 하면서 전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도, 게임기나 주변 기기를 만들 때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없애는 것도 당장은 어렵겠죠.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모여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해 봅니다. 어려운 퀘스트라도 깨나가는 방법을 찾는 게 게이머의 자세(?)니까요! 저는 한 명의 게이머로서 ‘환경’을 주제로 삼은 게임에 더 관심을 갖고 응원하려고 합니다. 

‘재미’와 ‘환경’ 두 가지를 모두 잡은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 하신 적 있다면, 저 킴🐋에게도 경험을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