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폭우가 번갈아가며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올해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덥고.. 습하고..이보다 더 불쾌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몽이엄마는 그래도 더위와 습기에 꿉꿉해진 채로 실내에 들어와 에어컨 바람 앞에서 쉴 때 찾아오는 상쾌함을 만끽하며 여름을 잘 나고 있습니다.
에어컨은 아주 오래전부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도 꼽히고 있기 때문에 ESG 뉴스레터인 가치알랩에서 에어컨을 칭송(?)하기가 조금 찔리기는 합니다.. 아시다시피 에어컨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아주 유용한 제품이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지구 온도는 높이는 아주 역설적인 제품이죠.
에어컨이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이유에는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주는 ‘냉매’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요. 냉매는 냉동 장치의 냉동 사이클에 사용되는 증발하기 쉬운 액체를 말하는데요. 실내의 뜨거운 열을 흡수해서 밖으로 배출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 냉매사용기기의 냉매관리기준 규정
에어컨 냉매로는 언젠가 한 번쯤 들어 보셨을 ‘프레온 가스(CFC, 염화불화탄소)’가 2010년까지 주로 사용됐었는데요. 이 프레온 가스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6,230~1만2,500배 강하다고 해요.
*온실효과: 대기 중 온실기체(수증기, 이산화탄소 등)에 의해 지구의 표면가까이에 열들이 갇히는 것 (출처: 국립기상과학원)
다행스럽게도 1987년 국제사회가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해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하고 프레온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고요. 한국도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2010년부터 에어컨 냉매 등에 프레온가스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발간한 ‘2022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프레온 가스만은 1990년대부터 대기중 농도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랭커스터대 환경센터 연구팀은 의정서가 채택되지 않았다면 2099년까지 이산화탄소 3250억∼6900억t이 더 배출됐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몬트리올 의정서의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어요.
프레온 가스 사용이 중단된 지금은 어떤 물질을 냉매로 사용하고 있을까요?
먼저, 불소 및 수소 원자를 함유한 유기 화합물인 ‘수소불화탄소(HFC)가 프레온가스의 대체물질로 개발됐는데요. 수소불화탄소(HFC)의 경우 오존층을 파괴하진 않아 에어컨이나 냉장고 등의 냉매로 꾸준히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소불화탄소 또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 대비 1,300~1만 4,000배에 달하는 온실가스인 것이 밝혀지면서 2016년 10월 ‘키갈리 개정서’에서 규제물질로 추가되었다고 해요. 각국에서는 이 개정서에 따라 수소불화탄소 냉매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오존층 보호 등을 위한 특정물질의 관리에 관한 법률’(오존층보호법)을 공포하고, 2024년부터 수소불화탄소에 대한 국내 소비량 감축규제를 본격 실시한다고 해요.
* 지구온난화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 10년, 50년, 100년 등의 일정 기간 동안 1톤의 온실가스가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와 비교했을 때 흡수하여 가둘 수 있는 상대적인 열의 양을 나타내는 지수로, 단위 질량당 온난화 효과를 지수화한 것
엇, 프레온가스도, 수소불화탄소도 사용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어떤 물질을 냉매로 사용해야 하죠?이렇게 더운데 에어컨을 못 틀어..? 🥺 가장 이상적인 방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은 ‘자연 냉매 사용’과 ‘친환경 냉매 개발’이라고 해요.
먼저 자연 냉매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로는 자연에서 구할 수 있어 환경에 영향력을 거의 미치지 않는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이소부탄’ 등이 있는데요. ‘자연 냉매’는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고 냉매 자체의 안정성이 낮아서 안전장치가 꼭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해요. ‘친환경 냉매’로는 수소불화탄소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HFO(Hydrofluoroolefins)’가 있다고 합니다. HFO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환경적으로 우수하며 열효율도 높지만, 아직까지는 수소불화탄소를 혼합한 형태이기 때문에 완벽한 ‘친환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요.
지구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고, 사용하기에도 편한 냉매를 전세계에서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냉매가 상용화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에어컨 없이 살기에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은 점점 더 길어진다고 하는데.. 마냥 부채질만 하고 살기에는 좀 힘들겠죠. 🥵 얼마전에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선수촌은 친환경 올림픽으로 운영할 예정이라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와 선수들의 컨디션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몽이엄마는 오늘 ‘나도 시원하고 지구도 시원한 에어컨 사용 방법’을 공유해드리며 이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점점 더 길어지는 여름, 에어컨을 ‘똑똑하게’ 틀며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나도 시원하고, 지구도 시원한 에어컨 사용 방법 ❄️
STEP 1. (의외처럼 들리지만) 처음 작동할 때는 바람 세기를 강하게! 💨
에어컨을 처음 틀었을 때에는 바람 세기를 강하게 해서 희망 온도에 빠르게 도달하게 하는 방법이 지갑과 환경을 지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물론 에어컨을 내내 강풍으로 사용한다면 당연히 환경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비슷한 원리로 에어컨을 선풍기(혹은 서큘레이터)와 함께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선풍기 덕분에 시원한 바람이 빠르게 순환되면서 희망 온도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해준다고 합니다
STEP 2. (온도가 조금 높아 보이지만) 희망 온도는 25~28ºC 🌡
몽이엄마도 예전에는 18ºC 혹은 ‘파워 냉방’으로 에어컨을 풀가동하곤 했었습니다만.. 희망 온도가 낮을수록 전기, 곧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고 해요.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냉방기기의 냉방설정온도를 1℃ 높이면 4.7%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반대로 1℃를 낮추면 6.5% 에너지가 낭비된다고 합니다.
STEP 3. (많이 귀찮겠지만) 필터 세척은 필수로, 2주에 한 번씩! 🧽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껴있으면 공기 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냉방 효율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즉, 같은 희망 온도라도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말이에요.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필터에 이물질이 줄어들면 냉방효과를 약 60% 올려 5%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전기요금도 27%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필터 청소 주기는 2주에 한 번이 가장 적당하다고 하고요. 하는 김에 실외기도 한 번씩 관리해주면 좋다고 합니다. (몽이엄마는 그동안 1년에 한 번 정도 했었습니다만 앞으로는 더 자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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