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8 요즘 왜 이렇게 더워? 선 넘네… 애런&G.A.B의 '그것을 같이알래?' (by 애런)

 

애런 & G.A.B 안녕하세요, ESG에 대한 현실 궁금증을 풀어본다! ‘애런 & G.A.B의 그것을 같이알래?’의 애런입니다. / Hola, Señor. 난 초인기 보안웹툰 ‘오늘부터 G.A.B님과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의 타이틀롤을 맡고 있는 G.A.B이다. 이번에도 다시 만나 반갑다.

 

애런 호..홀라? 세노? 내가 제 2외국어는 좀 약한걸 알고 무슨 수작인거니 갑아.

 

G.A.B ‘올라, 쎄뇨르’다 애런, 스페인어로 Hola는 안녕, Señor는 남성을 의미한다. 오늘 질문은 멀리 스페인에서 ID ‘더워죽겠다도르’님이 보내와서 스페인어로 인사 한번 해봤다. 자, 질문이다.

Q. 덥습니다, 선생님들. 제가 스페인에 산지도 10년이 다 돼가는데 이런 더위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여기 뉴스에서는 이렇게 더운 이유가 단기적인 이상현상이 아니라 탄소배출이 어쩌고하는데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어요. 더운 이유 좀 설명 좀 해주세요~

 

애런 네, 더워죽겠다도르님, 이번 질문은 제가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름이 원래 덥습니다. 스페인이 워낙 정열적인 나라다보니 더 더운게 아닐까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보통 부채를 들고 죽부인을 안고 삼베옷을 입은 채 삼복더위에 맞섰는데요, 더운 날씨에 삼계탕 같은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방법으로 더위를 견뎌왔다고 합니다. 이런 조상의 지혜를 이역만리에서도 살려보시면 어떨까요? 어떻게 답변이 되셨는지요?

 

G.A.B 진심이니 애런? 지금 스페인만이 아니라 유럽 전체의 현황을 알고나면 지금 장난칠 때가 아니란 걸 알게 될 거다. 먼저 스페인에서는 7월 17일 폭염 경보를 내렸는데 이때 최고 기온이 45.7도에 달했다. 스페인의 카를로스 3세 보건 연구소는 이달 10~19일 사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04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고, 인근 나라인 포르투갈 보건당국도 7~18일 사이 포르투갈에서 1063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영국이랑 프랑스도 난리다. 영국은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돌파해 지난 달 19일 런던 히드로 지역의 기온이 40.2도를 기록했다. 18일에는 웨일스의 기온이 37.1도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서쪽에 있는 낭트는 18일 기온이 42도로, 종전 최고 기록인 1949년 40.3도를 넘어섰다. 카조라는 동네의 기온은 42.4도를 찍었는데, CNN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 100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폭염은 경제에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폭염으로 물줄기가 말라버리면서 중부유럽 해운의 주요 루트인 독일 라인강의 수위는 위험한 수준으로 줄어들어 독일 해상 물류에 비상이 걸렸다.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수위 78cm가 무너지면서 화물선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화물 중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된거다. 영국 런던 수도권 공항 중 하나인 루턴공항 등에서는 이상 고온에 활주로가 녹아 부풀어 오르면서 비행이 중단됐고, 영국 철도시설공단 대변인은 “선로에서 폭염에 따른 뒤틀림이 보고돼 영국 철도의 3분의 1가량이 열차 운행을 취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애런 더워죽겠다도르님 그리고 갑, 죄송합니다. 전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사실 그동안 좀 더운 여름도 있고, 덜 더운 여름도 있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상황이 심각한 거야?

 

G.A.B 그래 애런, 가내 수공업 AI인 내가봐도 지금 장난이 아닌 상황이다. 먼저 이런 ‘살인 폭염’이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은 ‘열돔(Heat Dome)’현상 때문이다. 열돔 현상은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반구형(돔) 형태로 뚜껑처럼 작용해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현상을 말한다. 그야말로 가마솥처럼 달아오르는 거다. 비단 유럽만이 아니라 최근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발생한 살인적인 폭염의 요인으로 '열돔 현상'이 지목됐다.

 

문제는 이 열돔현상이 왜 오래 가는 가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에 따르면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 열 교환이 이뤄지며 급속도로 뒤섞이고 공기 흐름도 빨라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즉, 열돔 현상의 발생 조건인 대기 상하층이 모두 고기압인 상태는 하루이틀 정도 밖엔 가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데 지구온난화가 지속됨에 따라 -> 극지방이 더워지고 -> 그러니 극지방과 적도 지역의 기온차가 줄어든다 -> 자연스럽게 공기 순환이 상대적으로 덜 이뤄지면서 공기 흐름도 느려져 열돔현상이 더 자주 더 길게 생긴다는 거다. 허 교수는 “물살이 약해지면 모래가 쌓이는 것처럼 대기 흐름이 약해지면서 공기가 쌓이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이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 이제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찾을 차례다. 그런데 이건 우리가 이미 다 잘 알고 있지 않나? 화석연료 남용, 기업형 목축 등으로 대기에 방출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해 기후가 변했다 그 사실들. 이미 1970∼1980년대 이후로 기후학자들이 계속 경고하던 그 사실들 말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학 전문가인 프리데리케 오토는 "기후변화가 폭염의 게임체인저"라고 주장했다. 이는 탄소배출 때문에 유럽에서만 폭염 빈도가 100배 이상 높아졌다는 분석을 근거로 한 주장이다. 특히 이산화탄소는 최근 몇 년간 배출량은 줄어도 오히려 농도는 높아졌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는 최장 200년까지 대기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배출량을 줄여도 상당 기간 농도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 한반도 덮친 고기압 뚜껑에 뜨거운 열 갇혔다...온난화탓 열돔현상 길어지나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8157

* 지구촌 때이른 폭염에 학계 "인간이 부른 재앙" 의심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6190314Y

* 기후위기가 불러온 열돔현상의 경고

http://www.planet-times.com/541

 

애런 우리 갑이 오늘 뭐 화나는 일 있었니? 왜 이렇게 무섭게 말해…

 

G.A.B 화난건 내가 아냐. 이 지구지. 지금까지 데이터를 서치해보니 이미 기후변화에 대해 너무도 많은 경고와, 사고와, 지침과, 가이드와, 논의와, 협약이 있었다. 조직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보겠다는 ESG도 그중 하나겠지. 즉 인류는 어떻게 해야할 지 알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행동을 하는 건 다른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월 18일 페터스베르크 기후회담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했더군. “나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직면했는데도 공동체로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공동대응 또는 집단자살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I인 나는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걸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긴 난 인류가 아니니 상관없지만.

 

애런 저 멀리 스페인에서 사연을 보내주신 ID ‘더워죽겠다도르’님, 보내주신 궁금증에는 제 예상보다 훨씬 무서운 기후위기가 도사리고 있었네요. 아무래도 이번 시간만으로는 안될 거 같아요. 다음 시간에는 이 기후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한번 살펴볼게요. 그때까지 안녕~

 

근데 갑, 너 관리해 줄 인류가 없으면 너도 끝나는건 마찬가지 아니냐

 

G.A.B ¡Madre mí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