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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nLab 칼럼/보안실록

바이러스 전문가, 휴대폰옆에 잠드는 이유

by 보안세상 2020. 4. 21.

2009.03.02

 

바이러스 잡는 연구원들은 잠잘 때 휴대폰을 머리 맡에 두고 잠을 청합니다.

왜냐구요?

언제라도 긴급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회사의 연락을 받고 출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를 포함한 악성코드는 24시간 365일 시도때도 없이 발생합니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확산이 빠른 놈은 발생 또는 발견 즉시 아주 신속히 처리를 해야 합니다.

"미팅 중인데 회사로 돌아오라구요?"

어느 토요일 오후, 차 연구원은 휴대폰 한통을 받았습니다. 회사로부터 긴급 전화였습니다. 팀장은 개인 일정에 상관없이 전원 모두 회사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 연구원은 당시 주말을 맞아 모처럼 아리따운 여성과 미팅 중이었는데 소용없었습니다.

미팅은 다음에도 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 바이러스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당시 전화 한통은 2003년 1월 25일 오후였습니다. 우리나라 전역이 인터넷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건인 '1.25 인터넷 대란'이 있었던 그날 오후인 것입니다. 그 날 이후 차 연구원을 비롯한 전직원들은 지독한 놈들을 잡기위해 몇일 밤을 세워야 했습니다.

바이러스를 비롯한 악성코드와의 전쟁은 실제 피를 말리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뉴스를 통해 알려진 바이러스는 새발의 피 수준입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지만 하루에도 수천종의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트로이목마 등 악성코드가 출몰합니다.

그래서 바이러스 및 악성코드를 잡는 보안전문가 연구원들은 밤낮으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신종 악성코드가 발생하는 경우 분초를 다투며 분석하고 테스트하고 신속히 엔진 업데이트를 해야 합니다.

"나라를 지킨다, 지구를 지킨다"

컴퓨터에서 일하다보니 일반의 눈에는 얼마나 급박하게 일하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다른 사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일하지만 그러한 보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남들이 잠든 밤에도, 휴일이나 명절에도 보안전문가 연구원들은 봉사하고 헌신해야 하는 업보를 타고 난 것입니다.

안철수연구소 ASEC은 24시간 365일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하는 사령부와 같습니다. 우리가 잠잘 때에도 ASEC 연구원들은 사이버 상에서 악성코드들과 전쟁을 합니다. 사명감과 책임감이 없이는 고된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나라를 지킨다, 지구를 지킨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바이러스 잡는 연구원들은 야간 대응팀을 제외하고 오늘 밤도 베개 옆에 휴대폰을 두고 잠이 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언제라도 비상 상황이 발생하고 휴대폰 벨이 울리면, 컴퓨터 사용자들을 위해 지긋지긋한 악성코드와의 전쟁에 기꺼이 나설 것입니다. 그들이 있어 오늘도 우리 가족들과 사용자들은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필자 주]
안철수연구소 ASEC은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악성코드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긴급 또는 수시 엔진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빨리 사용자들에게 안전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잠시의 긴장도 멈출 수 없고 바쁘고 힘든 일을 하다보니, 일반 사람들이 모르는 애환과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다음에는 차 연구원과 ASEC의 애환이 담긴 차 PD(?)의 '바이러스여' 개사곡을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