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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nLab Inside

안철수연구소 사보 보안세상, 가수 김장훈을 만나다

by 보안세상 2020. 3. 22.

2008.05.09

 

여러분들은 가수 김장훈을 떠올리면 어떤 것이 떠오르십니까? 이벤트 콘서트, 기부천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요,  진실된 마음이 사라지고
진정한 따사로움이 없어지는 시대에 어떤 일을 하든 그 오롯한 마음을 다해 묵묵히 행해나가고 있는 이가 김장훈! 바로 그 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마음으로 소신을 펼처나가는 그를 보안세상 대학생 기자들이  만나 나눔과 사회적 활동의 의미 독특한 콘서트 아이디어 원천, 그리고 안랩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보았습니다.

“나눔, 그것은 행복이죠”

 

‘나눔의 또 다른 이름’으로 자리잡은 그에게 ‘나눔’이 가지는 의미를 묻자 이렇게 입을 열었다. 반크에 1억원 기부, 한국과학기술원에 5000만원 기부, 태안 기름 유출 현장에 5억원 기부 등 그가 돕고 있는 영역은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그의 나눔은 단순히 기부금을 출연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행동으로도 이어진다. 지난해 연말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현장에 그의 모습을 직접 드러낸 것이다. 바닷가에만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때,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보령 및 대천 지역의 유인도, 무인도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기름을 1차적으로 흡수한 피해 지역임에도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해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그는 향한 것이다.

 

“봉사 활동에도 장르가 있다”며 그는 ‘김장훈의 나눔’에 설명을 덧붙였다. “언론의 조명을 일부러 켜는 부분도 있는 거고, 그 조명이 필요 없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안고 나가는 거지요.” 자신의 활동으로 더 많은 이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장르’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알리는 반면,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묵묵히 해나간다는 것. 그러나 한편, 그는 기부 행동이 지나치게 크게 비춰져 스스로를 옭아매기도 했다고 말을 꺼냈다. ‘샤우팅의 귀재’, ‘이벤트의 달인’, ‘공연의 마술사’ 등 20년 동안 가수로서 얻어 온 수식어가 ‘기부천사’, ‘선행가수’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었을 때 굉장한 자괴감이 덮쳐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이를 발전의 계기로 삼아 주옥 같은 프로젝트를 생각해내고 진행하고 있다. ‘마에스트로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가수는 사람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직업”

 

‘마에스트로 프로젝트’란 그가 생각하는 각 장르의 대가와 손잡고 다양한 음악을 발표하는 것으로, 트로트, 힙합, 록, 재즈, 클래식 등 그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돕는 행위'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엄습해 온 불안감,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음악에 더 몰두함으로써 음악적 발전으로 불안함을 이겨낸 것. "그 불안함을 뛰어넘었으니 오히려 더 좋은 계기라고 할 수 있겠죠."라며 눈을 반짝였다.

 

한편, 공연 이벤트의 원천을 묻자 그는 "전 우주"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깨어있는 순간엔 늘 공연을 생각해요. 미장원에 가면, 미장원 상황을 공연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는 거죠. 남산타워 전망대에 갔다가, 객석이 돌아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객석이 돌아가는 거니까 모두가 평등하게 콘서트를 볼 수 있는 거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공평한 콘서트'인 거죠."

 

호흡하는 모든 세상에서 아이디어를 뽑아오기에 그는 '살수대첩'과 '故이즈미를 추모하며'와 같은 콘서트도 열게 되었다. "'살수대첩' 콘서트 때는 정말 객석에 물을 뿌리기도 했고, ‘故이즈미를 추모하며’ 콘서트 때는 무대 바닥 가운데 붉은 원을 그렸어요. 일장기를 밟으면서 공연을 한 셈이에요. 근데 그렇게 공연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관객의 표정이 하나가 되는 것을 느껴요. 그때 정말 희열을 느끼는 거죠."

 

콘서트 아이디어의 원천에 대한 설명은 자연스럽게 무대에서의 희열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가 음악을 통해 그의 생각을 이야기하노라면 주 관객층인 20~30대를 비롯해 꼬맹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뛰어넘는 하나됨이 있기에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 하나 되는 순간을 무대에서 볼 때 부끄러움과 감사함 등 인생의 모든 감정들이 융합되어 섞이고, 이 광경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더 잘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다고 한다.

 

그는 '무대에서의 세상 보기'가 남들보다 심해 공황장애로 고생을 한 적도 있다. "열세 시간을 줄곧 가만히 앉아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줄담배를 피워대며 노래, 죽음, 삶 등 인생의 모든 것을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그 시간을 뛰어넘으니 오히려 공황증이 반갑게 여겨지는 거예요. 억지로 미칠 수도 없는 건데, 정신병을 얻었으니까. 정신병이 생겨서 노래에 필이 좀더 꽂힐 거라고 생각했고요. 원래 노래는 벼랑 끝에서 절박하게, 너무나 절박하게 희망을 부르는 것이거든요." 힘들었던 시간을 담담하게 훑어 내리며 그는 '김장훈이 생각하는 가수'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가 생각하는 가수란, '영혼을 파는 직업'이라는 것. 자신의 영혼을 팔아 듣는 이를 울고 웃게 하고, 감성을 다스리며 영혼에 관여하는 직업, 그것이 가수라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또한 이런 이야기도 덧붙였다. “자신만의 음악 특성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사람을 가끔 봐요. 클래식을 좋아하는데, 식당에서 트로트가 나오면 밥을 아예 안 먹는 사람…. 그런데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자신이 만든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라고. 그 틀을 깨고 나오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다양하고 넓은 세상을 가슴으로 볼 때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며 그는 웃음지었다.

 

“미래 책임질 이공계 발전 절실합니다“

 

"가끔 사람들이 제게 그래요. 태안 반도, 반크, 살수대첩, 이렇게 줄줄이 들먹거리는 게 궤변론자인 거 아니냐고. 근데, 그 가운데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거." 그는 자신의 다양한 행동 영역을 묶어주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여태까지 풀어놓던 이야기를 매듭지어나갔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갖는 의식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외국 생활이 가져온 결과물은 아닌지, 혹은 공인으로서 가지는 생각은 아닌지 묻자 그는 "어릴 때부터 그냥 태극기가 좋았다"며 잘라 말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어릴 때부터 태극기가 좋았고 그래서 태극기를 마이크에 꽂고 노래 부르는 것을 즐겨 했어요. 아리랑을 들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서 아리랑을 록으로도 불러보고, 편곡하는 데 자주 써먹어요." 자신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의식이 마음 속에 늘 뚜렷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살수대첩'과 같은 콘서트로 동북공정 문제에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였고 적극적인 기부 행위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는 신문을 볼 때도 과학기술 면을 열심히 읽어본다고 덧붙였다.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위상에 놓일 수 있는 것은 발전된 과학기술의 영향이 큰 거죠. 대단한 거예요. 그래서 과학기술재단에 기부하게 되었고요." 아울러 정부 당국에서 이공계를 육성할 의지가 더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연구소 인물들 되십시오”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다보니 안랩 관련 뉴스도 종종 접한다는 그는 “컴퓨터를 잘 알지는 못 하지만 V3를 사용한 후 인터넷 서핑을 아무리 많이 해도 PC에 문제가 없다.”며 당연히 정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총총히 자리를 뜬 그가 마지막으로 안랩인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우리 가운데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이 인물이 될 공부를 하지 않는가.’ 그저 한 명의 개인으로서 컴퓨터를 잘 하고 보안 문제에 밝다면 하나의 특기에 불과할 것인데, 이런 특기를 결집하여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으니 정말 든든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전세계적인 톱’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진지하게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바람을 담아 사인에도 ‘안철수연구소 인물들 되십시오.’라고 남겼다. 가수 이상의 역할을 하는 그의 열정이 전염되는 듯했다.


글 : 대학생기자 홍슬기, 김효정
출처 : 사보 보안세상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