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3
올해로 창립 13주년을 맞은 안철수연구소. 이렇게 꾸준한 성장을 함께한 이들이 있었으니, 10년 근속상을 수상한 이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들어보시죠.
얼마 전 창립 기념식 때 동료 직원들의 소개 동영상 어땠어요?
차민석: 오류를 좀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요. 어떤 분이 제가 밸리 댄스를 배우다가 춤이 늘지를 않아서 그만두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을 해명할게요. 밸리 댄스가 아니라 살사 댄스를 배운 것이고 학교 복학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답니다.
조춘구: 술을 잘하지 못해서 술 향기에도 취한다고 한 것 같아요. 재미있었고 준비하느라 고생했을 텐데 참 고맙죠.
이영화: 인상적이고 고마웠어요. 눈물이 날 뻔했어요 정말.
10년 근속 포상으로 받은 복지 포인트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세요?
차민석: 10월에 한 달 정도 유럽 여행을 다녀올까 해요. 솔로니까. 전 복지포인트 받으면 거의 문화생활에 다 쓰는 편이에요. 한 달에 2만원 내고 영화나 연극 할인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도 가입해놓고 자주 이용해요.
조재영: 복지 포인트는 이미 책을 구입하는 데 다 썼답니다. 휴가가 집 아이들이 있어서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고요.
이직하지 않고 근무할 수 있었던 안랩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차민석: 국내 최고의 회사이니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도 함께 하고 싶어서입니다. 특화된 일이다보니 유사한 성격의 일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고요. 개발자들도 자신의 제품이 완성되는 걸 지켜보고 하는 게 큰 매력이니까요.
조재영: 국내에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패키지 회사가 많지 않은 점도 그렇죠. 소프트웨어는 크게 SI(시스템 통합)와 패키지로 나눕니다. SI는 특정 고객의 주문에 따라 프로그램을 짜는 것인 반면, 패키지는 시장조사-기획-개발-품질보증-출시 등 다양한 프로세스를 거쳐 완제품 형태로 출시하는 것입니다. 개발자에게는 후자가 더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고,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 중 안랩이 가장 선두 기업인 만큼 다른 곳에 갈 생각을 안 하게 되지요.
자신의 신입사원 시절 모습과 현재의 신입사원들 모습을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조재영: 세대 차이가 좀 있죠, 아무래도. 아마 신입사원들 사이에서도 세대 차이가 있을 거예요. 자유로운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이. 신입사원을 보고 저희도 배워요. 물론 그들도 저희를 보고 배울 점이 있겠죠. 재밌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려면 스스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동료들과도 노력해야 될 거에요.
10년 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이영화: 1999년 4월 26일에 일어난 CIH 대란이지요. 2~3일 동안 전화만 받은 기억이 나요. 끊으면 또 오고, 끊으면 또 오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조춘구: 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문의 전화가 엄청났거든요.
처음의 V3 이미지와 지금의 V3 이미지는?
조춘구: 점점 화려해지고 다양해져요. 초기와 비교해보면 참 많은 발전이죠.
이영화: 지금은 디자인하시는 분도 따로 있고 하니 깔끔해진 것 같아요.
차민석: 초기에는 플로피 디스크 하나에 들어갈 용량이었는데, 지금은 한 개의 바이러스를 잡는 데 여러 개의 파일이 필요하다보니 용량이 많이 늘었지요. 그래도 치료 부분에서 타사 제품에 비해 낫다고 자부해요. V3는 치료하지 않고 버리는 시스템이 아니라 바이러스 걸린 시스템을 살리는 거에요. 진단만 하고 치료를 안 해주는 프로그램들도 요즘 많죠. 하지만 안랩은 치료 부문에서 한국 실정에 맞추어 개발하고 연구하고 있거든요.
자기계발을 위해 하는 일이 있다면?
조춘구: 수영을 해요. 점점 나이를 먹다보니까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차민석: 월, 화요일에 살사 배우고 주말에는 소개팅도 하고 재밌게 살아요.
조재영: 책을 보는 게 가장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책을 미리미리 사놓고 시간될 때마다 꺼내 보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한 달에 한 권 읽기 참 힘들죠 사실. 그래도 시간 내어 독서에 투자하는 건 중요한 일 같아요. 노력 자체가 시작이잖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영화: 10년이니까 이제 쉬고 싶다는 말을 할 때면, 가족들이 다 그래요. 그 좋은 회사 왜 그만두려고 하냐고 (웃음). 힘들 때마다 이끌어주시고 격려해주신 가족과 동료들께 감사합니다.
차민석: 지금은 회사가 커져서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예전에는 모두가 알고 지내니 친근한 재미는 있었죠. 저는 10층에서 벗어날 일이 거의 없어요. 다층으로 이루어져있다 보니 친목을 다질 기회가 많진 않지만. 그래도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지 않는 이상 전 여기서 계속 일할 거에요. (웃음)
출처 : 사보 보안세상 2008년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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