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2
가을을 수식하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독서의 계절'이 아닌가 싶은데요, 책 한권 들고 공원에 나가 읽기 좋은 요즘...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이 추천하는 '가을에 읽기 좋은 책 10권'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01.
많은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방법이다. 이 책은 남성이 아닌 여성인 엄마가 자신과 다른 성(性)인 아들을 키울 때 생각해야 할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나약한 남자들이 넘쳐나는 원인이 남자아이를 여자아이처럼 키우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남자 아이의 특성을 한마디로 ‘고추의 힘’으로 표현한다. 다소 직설적이고 생소한 표현 같지만, ‘고추의 힘’이란 한 순간도 얌전히 있지 못하고 머릿속에 떠오른 모든 일을 행동으로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 아이만의 특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적인 성향 때문에 부모들은 아들에게 큰소리로 이야기한 경우가 딸아이를 키울 때에 비해 대체적으로 많아진다.
그러나 남자아이를 야단치는 효과적인 방법, 그것은 논리에 맞게 말하는 것뿐이다. 바꿔 말하면 남자아이는 왜 그런지, 어째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들에게는 ‘화’보다는 ‘차가움’이 통한다. (조용하고 작은 목소리로 논리적으로, 때로는 차갑게 아들의 문제 행동에 대처해야 한다)
엄마는 성이 다른 아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사내아이는 어떻다’는 남자의 생리와 생태를 짐작해서 키워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낯설어한다. 따라서 엄마 혼자 감당하기 벅찬 사내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반드시 아버지가 도와줘야 한다.
딸아이 둘을 키우는 것보다 아들 하나를 키우는 것이 더 손이 많이 간다는 아내의 푸념(?)를 들으며 3남매의 공동 양육의 책임을 가진 아버지로서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 이 책은 아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의 한계’를 아주 자세하게 조언해 주고 있다. "엄마가 '안 돼'라는 말을 자주 하면 뭐든 안 되는 아들이 된다"라는 책 내용은 아버지의 입장에서도 잃어버린 과거(?)를 되새겨 보면서 부모의 책임을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기회가 되어준 책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것 같다.
02.
딱 세 가지 정도만 얘기하면 좋았을 것을. 요즘처럼 바쁘고 빠르게 지나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이 책의 저자가 시키는 대로 21가지를 모두 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아니 이 21가지를 외울 수조차 없을 것 같다. 성공과 처세술, 리더십 관련 책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요새는 다 그 책이 그 책 같고, 새 책을 사서 보더라도 어디선가 많이 읽은 것들이다. 물론 이 책도 뻔하고 당연한 얘기들 더욱이 21가지나 되는 비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주변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찾게 된 것 같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살다보니 위기라 할 수 있는 문제들이 수없이 지나간 듯하다. 이 때마다 돌이켜보면 당황하기만 했고, 고민과 걱정만 했고, 빨리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랐던 것 같다. 지금이 위기일 수 있다. 아니 위기가 맞는데 애써 외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브라이언 트레이시, 이 친구의 말대로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21가지를 해야 하겠지만^^) 잦은 비와 더위로 지쳤던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을 준비하며 이 책으로 자신감을 충전해 보길.
살다보면 누구나 부딪히는 위기의 순간 즉, 크런치 포인트가 있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고, 시간은 흘러만 간다. 물론 이러한 위기를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어찌 앞일을 다 알 수 있을까. 기존의 성공과 처세에 관한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이러한 위기의 순간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이를 성공에 이르게 하는 21가지 비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크런치 포인트 즉, 위기의 상황을 ‘성공의 결정적 순간'이라 표현한다.
바르고 빠른 결정을 하지 못한 데에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용기의 부족에서 야기되며, 이로 인하여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즉, 결정을 하기에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 없는 용기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해?", "이게 다 XXX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왜 내가 고민하고 있어?" 이런 것은 답을 얻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1개에서 20개까지 구체적으로 필요한 질문과 답을 적어보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며, 자신감은 문제 해결을 좀더 적극적이며 긍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음으로 강조하는 것은 마음의 평화다. 저자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평판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을 다스리는 것은 ‘화’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내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우리가 풀지 못할 문제는 없고,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 또 감추어진 당신의 능력과 자질을 사용한다면 어떤 위기도 넘어설 수 있다. 인생이란 테스트의 일종이고, 오직 당신이 포기할 때만 낙제점을 받는 거라는 점을 잊지 말자."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위기 상황을 피하려 하지 말고, 솔직하고도 정확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왜 필요한지 알면 앞으로의 시간이 좀더 즐거워질 것이다.
03.
저자는 위키노믹스(wikinomics)를 위키피디아(wikipedia)와 이코노믹스(economics)의 합성어로 흔히 웹2.0이라고 말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경제학으로 정의하고, 뛰어난 소수가 이끌어가던 이코노믹스의 시대는 가고 집단 지성과 참여가 이끌어내는 위키노믹스의 시대가 왔다고 주장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0년 역사의 브리태니커의 정보량을 5년 만에 앞선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키노믹스를 IT 분야뿐 아니라 모든 산업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참여와 개방의 물결은 소비자들을 더 이상 단순한 컨슈머(Consumer)가 아니라 콘텐츠의 서비스와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 빠르고 엄청난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추천하는 첫째 이유는 우리 회사의 그레이제로가 가장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레이제로의 방향성이 위키노믹스의 그것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한편, 책을 읽는 내내 전반적인 방향성에는 동의를 하면서도 실제 적용에 대한 막연함과 저자 자신도 ‘거센 폭풍우’라고 말한 만큼 이 변화의 물결이 기존 사고와 너무 달라서 막연한 거부감마저 들었다. 그 예로 현재의 지적 재산권을 지키려는 노력을 낡은 사업 방식을 유지하려는 필사적 노력에 불과하다고 할 때, 즉 지적 재산 관련 법조차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때, 어떠한 판단도 내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이 책을 추천한 둘째 이유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충분히 고민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04.
한동안 프로젝트에 여러 가지 업무에 지쳐서 생활도 업무도 아무것도 맘대로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러 대학 후배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불평을 쏟아냈다. 한참을 듣던 그 후배는 “선배한테 필요한 것은 일단은 휴식이지만 더불어 이 책을 추천한다.”고 했다. "지치고 찌든 일상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금 도전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준다."라며 추천했다.
제목부터 요상해서 책방에 갔을 때 대충 훑어 보았더니 읽기 편한 글자체와 책 구조에 더욱 끌렸다. 아직 제대로 읽지는 못 했지만 이번 가을 휴식과 이 책으로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자 한다.
05.
전체적으로 간단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하게 하는 짧은 글들과 친근하고 귀여운 카툰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나와 같이 작은 글씨들의 조악함에 알레르기가 있어 책 읽기를 싫어하는 대다수 직장인들에게는 딱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부제가 <맛있는 성공 이야기>다. 그러나, 성공 이야기를 다루는 자기개발서는 아니며, 작가가 세상과 삶에 대한 순간순간의 느낌을 자유롭게 끄적거린 낙서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맘 먹으면 하루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짧은 출퇴근 시간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차분하게 읽어주기를 권장한다. 아무리 욕심이 생기고 급할지라도 씹지 말고 천천히 녹이면서 깊이 있는 단맛을 느끼라는 초콜릿의 참 의미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06.
이 책을 접하게 된 건 어느 날 딸이 책을 사달라고 조르길래 몇 권의 책을 구입해 주었는데 그때 포함된 책으로 겉 표지가 편안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평가에 두 가지 아주 상반된 의견이 있는데 하나는 책의 광고와는 다르게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의견이고 다른 하나는 웃기고 우리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나는 후자에 속한다고 봐야겠다. 다만 배를 잡고 웃거나 할 정도는 아니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정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환자로 나오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로 자신에게 가장 강점이 있는 부분에, 경쟁 관계에서 오는 강박관념, 우울증 등 단점(그것이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가 아닐까 생각된다.)도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을 도무지 의사 같지 않은 사람이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실제로는 환자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결책을 행동으로 옮겨 스스로 이겨내게 된다. 이런 과정이 조금 코믹하게 그려져 있는 책이다.
처음 보는 의사를 믿고(처음부터 신뢰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부터가, 또 의사인 이라부가 그 고민에 귀 기울이고 경청해 주는 것 자체가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고민을 해결하는 시작임을 느끼게 해준다. 큰 기대감을 가지지 않고 부담 없이 읽으면 현대를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고민을 한 가지씩은 가지고 사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잔잔한 웃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07.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TV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였다. 어린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 장면이 나와서 호기심에 읽어보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기껏해야 애들 동화책이겠거니 하고 별 생각 없이 읽었는데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지금은 예전보다 많은 것들이 편리하게 바뀌었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빨리빨리’를 외치고 세상은 각박하게 변해간다. 회색 신사들이 정말로 나타나서 사람들의 시간을 가져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서점에는 ‘화술의 법칙’, ‘대화의 기술’ 등과 같이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를 소개하는 책이 많다. 그러나 이런 책의 모든 내용은 다른 사람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라는 단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시간이 부족한 것 같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목표를 이루었지만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08.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와 함께 준비한 ‘맑고 향기롭게’는 법정 스님이 직접 가려 뽑은 50편의 글이 담겨 있는 산문선집이다. 이 책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스님의 인생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책을 읽는 동안 자신의 삶을 많이 생각하게 되고 책을 내려놓으면 마치 깊은 산 속에서 산림욕을 하고 나온 것처럼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남는다. 스님의 신분으로 쓴 글들이지만 불교 신자가 아닌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법정 스님의 글들은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마다 또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할 때마다 새로운 힘을 낼 수 있도록,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인생의 나침반처럼 소중하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의 무한 경쟁 시대에서 우리가 굳건히 중심을 잡고 서 있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09.
이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를 비롯한 자기관리, 경력관리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펜서 존슨이 쓴 책이어서 일단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시장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자기관리, 자기개발 등에 매달리고 동기부여 차원에서 ‘치즈~’를 많이 읽곤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자기관리를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이 실패하고 지치고 힘들어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선물’은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로 방향성과 용기를 준다. 이 책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쓴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진리는 결국 평범하고 간단한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책은 자신의 수준만큼 자신의 것이 된다고 한다.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행동하다 실패를 많이 경험한 분들이라면 이 책에 100% 공감할 것이다. 아, 스펜서 존슨의 ‘멘토’가 새로 나왔다! 이것도 빨리 읽어봐야겠다.
10.
엔지니어로서 컴퓨터에 관련된 전공 책만을 읽는 일이 너무 삭막한 듯 하여, 옆 자리 동료가 읽고 있는 ‘회사가 희망이다’를 빌려 보았다. 제목이 조금은 독단적으로 비쳐졌으나, 내용은 정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알면 피가 되고 살이 될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기관리란 자신과 주위를 능동적으로 통찰력 있게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와 같은 직장인이 가장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는 회사 생활에서 필요한 자기경영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잠깐 동안 컴퓨터에서 떠나, 나와 내 주위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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