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7
- 1부에서 계속 (1부 바로가기)
V3의 역사는 끊임없는 세계 일류를 향한 도전이었고 이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당연히 아직 최고라고 말하기에는 일부에서는 부족한 점도 있을 수 있고, V3가 더 우수한 점도 많다. 한 면만 일면적 고찰로 전체의 본령을 파악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기술을 보안에 도입한 스마트디펜스(ASD)나 DNA스캔 기술 등은 앞선 기술력이다. 이를 통해 가볍고 빠르면서 실시간으로 악성코드에 대응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기업 역사가 오래된 외국 기업에 비해 빠른 기술적 진보라 할 수 있다. 안철수연구소가 국내 시장에서 외산 기업의 도전을 받으며, 동시에 이를 뛰어넘어 해외로 나아가는 원동력도 이런 노력이 바탕이 되었다.
1988년부터 쌓인 V3의 기술력
소프트웨어는 한번 사고 나면 유지가 거의 필요없는 전자제품과 달리 제품 자체의 기술력과 이를 유지, 관리하는 서비스 능력이 중요하다. 다시말해 88년부터 쌓여온 샘플과 노하우, 국내최대 규모로 악성코드 분석센터인 ASEC(AhnLab Security Security Emergency response Center)와 실시간 보안관제센터인 CERT (Computer Emergency Response Team)를 운영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그 만큼 기술적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시장 50% 이상 점유율도 경쟁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사실 V3는 기업 및 기관에서 외산 유명백신 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대개 보안투자 여력이 없는 기업은 값싼 백신을 쓰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이 V3를 선택하는 것은 새로운 보안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은 물론 기술력, 사용편의성, 기술지원 서비스 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자국 백신이 있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백신 가격이 낮은 편이다. 자국 보안 업체이기 때문에 사이버 대란 등에서도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한 국내 보안 기업들이 힘을 합쳐 돈 한 푼 받지않고 국가적 사태에 대응하기도 한다.
해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제인증에 대해 살펴보자. V3는 VB100을 비롯해 ICSA, 체크마크 등 세계 주요 국제인증을 모두 획득하고 있다. 이 중 VB100은 17번 인증 획득했다. 국제인증은 대개 와일드리스트(전세계 2개지역 이상에서 활동하는 악성코드 목록)을 100% 진단해야 가능하다. 참고로 비서양 업체 중 VB100, ICSA, 체크마크 등 국제인증을 모두 받은 업체는 드물다.
그런데 VB100을 비롯 국제인증 기관은 영국 등 서양의 기업 및 단체가 주도해 만든 것이며, 악성코드 중 바이러스나 트로이목마 등은 지역성을 갖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당연히 미국 유럽 등 서양업체들이 먼저 획득하고 성공횟수가 많다. 성공율도 높은 것도 당연하다. 바꾸어 말하면 비 서양권 업체는 일종의 핸디캡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만약 아시아 업체들이 만든 국제인증기관이 있다면 V3가 성공횟수나 성공율이 단연 높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순수 국산 백신 엔진으로 꾸준히 참가해 지속적으로 인증을 획득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과 부정적으로 보는 것, 어느 것이 맞을까? V3는 비서양권 업체들만 따지만 두번째로 국제인증을 많이 획득했다. 향후 더 많은 국제 테스트에 스마트디펜스 등의 클라우드 기술이 탑재된 버전으로 참가하면 그 성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이는 공식 인증 항목이 아니라 별도로 실시되는 비공식 참고항목인 RAP(Reactive and Proactive)테스트를 갖고 이것이 전체인 양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인증은 와일드리스트 테스트가 인증 공식항목이다. RAP테스트는 인증획득을 위해 공식적으로 행해지는 요소는 아니며 V3는 가장 단시간에 진단율이 획기적으로 증가한 백신 중 하나이다. 신기술이 적용되는 다음 번을 기대해도 좋겠다. VB100 국제인증 등에서 V3는 날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세계 일류를 향해 끝없는 도전을 하고 있다. 현재 세계 1위는 아니지만 세계 최고 수준에서 그 이상을 향해 조용히 나아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게 해외 진출이란?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했다해도 지금까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해외에 나가 제대로 성공한 사례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기술력이 뒷받침 된다는 전제 하에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먼저 소프트웨어 시장의 보수성을 들 수 있다. 특히 보안의 경우 1부에서 이야기했듯 국적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 공공기관은 절대 러시아산 백신을 쓰지 않고, 중동 지역은 반미국제품 성향이 강하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일반제조보다 각지역의 특성, 문화 등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는 경우가 많은 분야이기도 하다. 거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과 흡사하다. 국내의 인식과 미비한 지원도 한몫한다. 제조업과 같이 국가적인 지원 시스템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국가적인 소프트웨어 산업 키우기를 해본 일도 없다. 오직 중소기업이 대부분 스스로 해야 한다. 여기에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과 하청화 되어가는 소프트웨언 산업 구조 전반의 인식도 큰 걸림돌이다.
해외진출: 단기적 판매인가, 장기적 투자인가
이런 환경 속에서 안철수연구소의 해외 시장 개척은 2002년경부터 본격화됐다. 안철수연구소는 2002년에 일본, 2003년 중국에 법인을 세우고 해외에 진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일본에 보안관제 센터를 설립하고, 세계 악성코드 발생의 30%가량이 발생하는 중국에 악성코드 분석센터를 세워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판매위주의 근시안적 해외진출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장기적인 투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장기적 기술투자를 바탕으로 동남아의 공공시장 및 개인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최근에는 동남아를 넘어 소프트웨어 본고장 미국과 유럽 공략에도 나서며 해외 진출 이후 꾸준히 매출을 증가시켰다. 특히 2005년 이후 외국 보안업체 사이바리와 사업 제휴해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나 사이바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한 이후 본격 보안시장에 진출한 MS가 해당 사업 제휴를 중지하며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모바일 보안시장에 본격 공략을 확대하고 내년 세계 최대의 보안 컨퍼런스 RSA 2012에 참가하고 이후 미국내 대형 양판점 진출을 준비하는 등 그동안 준비된 역량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에서 성공한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직은 없지만 안철수연구소는 끊임없이 해외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진정한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안철수연구소가 해외에서 성공하는 첫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와 더불어 여타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또한, 장기적인 시각으로 안철수연구소는 V3 이외에도 산업보안 솔루션, 온라인보안서비스, 게임보안 솔루션, 스마트폰 보안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준비를 해왔다. 새로운 분야는 미국 보안업체 보다 앞선 기술력과 제품력을 갖추고 있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 바다거북은 장기간 준비와 시련을 통해 성장하고 이후 100년을 바다에서 유유히 노니는 대형 거북으로 완성된다.
혹자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은 안된다고 말해왔다. 실제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는 대학이나 학생도 적다. 그러나 이런 패배의식은 소프트웨어업계,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적이다. 안철수연구소는 변함없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산업을 묵묵히 지켜왔다. 세계를 향해 기술력을 닦고 준비해왔다. 여타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에 사라져 갔지만 안철수연구소는 초심을 잃지않고 지금도 열심히 매진하고 있다. 비록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 비하면 작은 편이지만, 아시아의 작은 국가에서 자국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지키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안철수연구소와 같은 기업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 않겠는가?
국산 전자제품 미국 양판점에 1990년대 중반 처음 올라가던 때를 기억하는가? 국산 전자제품이 미국 양판점에 진출한 것 만으로도 우리나라는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 한국 소프트웨어도 일본 아키하바라에 이어 미국 양판점에 상륙한다. 한국인의 도전과 끈기가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응원도 필요하다. 혼자는 외롭다. 그러나 안철수연구소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창업정신과 사명감을 갖고 오늘도 밤을 지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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