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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Letter] 가치알랩

2025.05.09 "내가 만든 전기로 조명이 켜진다고?", 콜드플레이가 보여준 지속가능한 공연 (By 토미)

by 보안세상 2025. 5. 9.

 

안녕하세요, 토미입니다

[출처 :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많이 풀리면서 본격적인 음악 페스티벌 시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 2017년에 이어 또 한 번 내한하며 한국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는데요.

 

저도 마지막 회차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현장에서 함께 노래하고 즐기며 매우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음악 페스티벌은 관객에게는 즐거움을, 주최사와 아티스트에게는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대규모 인파와 자원이 투입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4년 미국의 NGO Seaside Sustainability가 발표한 「콘서트의 환경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3일간의 음악 페스티벌은 약 500톤의 탄소를 배출하고, 이는 참가자당 하루 평균 약 5kg의 이산화탄소를 유발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이는 승용차로 약 20km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이라고 하네요.

 

특히 축제 기간 중 플라스틱 사용, 대규모 전력 소비, 관객과 페스티벌 관계자들의 이동수단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한다는 점이 환경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출처: The Environmental Impact of Concerts, Greenhouse Gas Emissions from a Typical Passenger Vehicle

 

Greenhouse Gas Emissions from a Typical Passenger Vehicle | US EPA

This page answers questions about GHG emissions from passenger vehicles and how these emissions are measured and calculated.

www.epa.gov

 

[출처 : The Day the Music Became Carbon-Neutral photo by Alamy]


이러한 공연 산업의 환경 문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공연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콜드플레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렇다면 어떻게 지속가능한 공연을 실천하고 있는지 제가 직접 보고 느낀 콜드플레이의 콘서트 후기를 여러분과 나눠보려 합니다!

 

[출처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콜드플레이(Coldplay) 1997년 런던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로, 꾸준한 앨범 활동과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밴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My Universe’라는 곡으로 BTS와 협업한 밴드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밴드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들이 지속가능한 공연이라는 철학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16~2017년 월드투어 “A Head Full of Dreams”의 탄소 배출량이 약 250만 톤에 달한다는 분석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음 투어부터는 친환경 월드투어인 “Music of the Spheres”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며탄소 배출을 이전 투어 대비 최소 50%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콜드플레이의 친환경 월드투어는 2022 3월 코스타리카 공연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진행 중입니다.

 

그들의 친환경 공연은 과연 실제로 효과가 있었을까요? 2024 6, 콜드플레이는 이번 “Music of the Spheres” 친환경 월드투어의 첫 2년 동안 탄소 배출량이 이전 월드투어에 비해 공연당 59%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생각보다 큰 효과가 있었던 것이죠!
출처 : COLDPLAY - TOUR EMISSIONS UPDATE(2024.06.03)

 

그렇다면 콜드플레이는 어떤 방식으로 탄소중립에 가까운 공연을 만들어냈을까요?

 

 

1. 일회용 페트병 반입금지 및 재활용 물병 사용 독려

<관객들이 입장하며 일회용 PT병을 반납하고 들어가고 있다>

 

공연장에는 플라스틱 및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고자 페트병 반입이 금지되었습니다. 공연장 내부에는 500ml 이하의 재사용 가능한 투명한 플라스틱 물병만 반입 가능했어요.

 

<공연장 내부 워터스테이션>

 

그 대신 공연장 곳곳에 물을 따라 마실 수 있는 워터 스테이션을 비치해 놓았습니다

 

<종이팩에 담긴 생수>

 

물병을 가져오지 않았던 저는 어쩔 수 없이 공연장에서 종이팩에 담긴 물을 1,000원 주고 구입해 마셨습니다.

 

<생맥주를 종이컵에 판매하는 모습>

 

공연장 곳곳에는 테라생맥주 부스가 설치되어 생맥주와 간단한 안주 등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이 또한 종이컵에 제공되었습니다. 맥주 러버로서 정말 마시고 싶었지만, 곧 게스트로 나오는 트와이스 공연이 시작될 예정이라 자리를 잡으러 가야 했기에 저는 아쉽게도 패스했습니다.

 

 

2. 자일로밴드(Xyloband) 

* 자일로밴드 : 공연 관객에게 나눠주는 LED 손목밴드로, 음악과 조명에 맞춰 발광하며 현장분위기를 극대화 해주는 굿즈

<자일로밴드 착용모습>

 

기나긴 대기 줄을 뚫고 입장하면서 자일로밴드(Xyloband)를 받았습니다. 이 손목밴드는 콘서트 중 수만 명의 손목에서 빛나며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자일로밴드는 100% 식물성 소재로 만든 LED 손목 밴드로, 공연이 끝난 후 회수하여 세척 후 다음 공연에 재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번 콘서트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총 6회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각 공연이 끝날 때마다 도시 별 자일로밴드 회수율 현황을 전광판에 공개하면서 경쟁심을 유발했다는 점이었는데요. 이를 통해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결국 서울(한국)이 최종 99%의 회수율로 1등을 차지하는 뿌듯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저도 공연이 끝나고 회수 바구니에 넣고 왔습니다!


[서울 99%,
도쿄 97%, 헬싱키 97%, 홍콩 94%]

<자일로밴드 회수율과 반납된 사진>

 

 

3. 키네틱 플로어(Kinetic Floor)와 파워 바이크(Power Bikes)

<키네틱플로어와 파워바이크>

 

 

스탠딩 존에 입장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키네틱 플로어(Kinetic Floor)였습니다. 사람들이 춤을 추고 뛰면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또한, 고정식 자전거 여러 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관중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생산하는 에너지는 공연에 모두 사용된다고 합니다.

 

<키네틱플로어 경쟁 게임이벤트>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공연 시작 전 각 구역의 키네틱플로어끼리 에너지 생산량을 수치로 보여주며 서로 경쟁할 수 있게 하면서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친환경 활동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점이었습니다.

 

4. 투어 간 이동수단의 탄소배출 최소화

<cavok.com> / <DHL>

 

아무리 친환경으로 콘서트를 구성해도 해외 투어를 위해서는 항공 이동이 불가피합니다. 콜드플레이는 국제 물류회사 DHL과 공식 물류 파트너십을 맺고 일반 항공 연료 대신 SAF(Sustainable Aviation Fuel)라는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SAF는 폐식용유, 폐유, 해조류, 바이오매스 등으로 만들어지며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
https://inmotion.dhl/ko/coldplay

 

5. 환경보호를 위한 수익금 기부활동

비영리 단체 ‘One Tree Planted’와 협업하여 월드 투어 기간 중 판매되는 모든 티켓 한 장당 나무 한 그루를 심음으로써 환경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 자선단체에 밴드활동을 통해 얻는 모든 수익금의 10%를 공익 기금으로 기부함으로써 환경보호에 진심으로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6. 사회적 가치 실천
콜드플레이 콘서트를 관람하면서 친환경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해서도 큰 노력을 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공연 중간에는 보컬 크리스 마틴이 인형 탈을 쓰고 수화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공연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농인들을 위한 수화통역 구역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 Coldplay - Something just like this  수화영상]

 

 

<콜드플레이 공식 인스타그램>

 

콜드플레이의 친환경 월드 투어는 단순한 보여주기식 친환경 캠페인을 넘어서, 공연 산업이 탄소중립과 ESG 목표를 어떻게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환경 메시지를 관객에게 무겁게 전달하기보다 자발적인 참여와 재미를 더한 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과 즐거움을 모두 아우른 인상적인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들도 분명히 존재했는데요.

 

공연장 내부로 플라스틱 투명 물병만 반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사람들은 가져왔던 페트병을 버려야 했고, 내부로 들어가 또 다시 일회용 종이 팩에 담긴 물을 사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마주해야 했습니다. , 맥주와 간단한 음식들을 포장하는 용기들도 모두 일회용 종이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친환경 실천을 위해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한 관객들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시선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실천들이 쌓여 결국에는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를 이끄는 본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콜드플레이의 사례는 공연 예술이 어떻게 더욱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의미한 출발점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