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1
이 글은 내일신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오석주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우리나라는 한동안 ‘IT 강국’으로서 세계적 명성을 누렸다. 그러나 그 명성을 이끈 것은 반도체나 휴대전화 같은 일부 하드웨어였다. 이제 그 명성은 점차 퇴색하고 있는데, 그것은 하드웨어에만 편중된 불균형적 발전이 불러온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IT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한 쪽이 급성장하는 동안 다른 한 쪽은 생존을 위협 받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보니 한계에 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은 세 가지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단순 제조업뿐만 아니라 IT 제조업에서도 첨단 분야를 제외하면 중국과 직접 경쟁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조업에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둘째, 소프트웨어 산업은 아주 작은 규모의 산업 육성으로도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어서 청년 실업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셋째,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은 자체의 규모에 비해서 수입 대체 효과가 매우 큰 특성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 중에서 국산 소프트웨어가 조금이라도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낮은 시장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만약 국산 소프트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훨씬 높은 비용을 외국에 지불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산업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한편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에는 세 가지가 있다. 소프트웨어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 잘못된 시장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과 제도이다.
우선 인식 측면에서 전국민적으로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다음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 구조는 세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 SI 업체 중심의 소프트웨어 시장 구조, 경쟁력 없는 기업이 쉽게 퇴출되기 힘든 산업 구조, 전산 담당자들에 대한 평가 시스템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인프라에 대한 개선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일은 정부에서 잘못된 시장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적절한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조차 중국에 뒤쳐져 버린다면, 우리에게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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