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3 [인터뷰] 가볍게 시작해도 괜찮아, 환경을 위한 일상 (by. 도롱뇽🦎)
안녕하세요, 도롱뇽입니다🦎
얼마 전, 친구 ‘고래🐳’가 생일이라서 선물을 보내게 됐어요.
고래에게 “갖고 싶은 거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비건 립밤을 골랐습니다. 문득 작년에도 비건 쿠키를 선물한 기억이 떠올랐어요.
사실 고래는 비건이 아니에요. 그런데 왜 비건 제품을 고르는 걸까요?
혹시 환경을 생각해서? 아니면 다른 이유로?
고래는 평소에도 텀블러나 고체 치약 같은 제품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친구예요.
이참에 궁금했던 것들을 모두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 왜 비건 제품을 고르신 건가요?
작은 소비에도 의미를 두고 싶어서
고래가 물건 고를 때 보는 점도 함께 물어봤습니다.
“선물을 고를 땐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만족스러운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예전부터 비건 제품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도롱뇽이 비건 쿠키를 보내줘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내가 꼭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립밤을 골랐어요.”
“근데 아무거나 쓰고 싶지는 않잖아요? 피부 자극은 없는지, 발림성은 괜찮은지, 가격이 합리적인지까지 하나하나 따져가며 골랐죠. 물론 가장 신경 쓴 건 친환경적인 요소가 있는지였어요.”
“언젠가부터 뭘 사든, 선물을 받든, 내가 쓰는 거라면 나에게도, 환경에도 덜 부담되는 걸 우선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최대한 있는 것을 활용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소비 자체도 줄어들더라고요. 원래도 뭘 많이 사는 편은 아니었지만 더더욱(웃음).”
🦎 평소 생활에서도 친환경적인 선택을 자주 하나요? 샴푸바, 고체 치약, 텀블러 같은 것도 종종 쓰시는 걸로 아는데, 그런 건 언제부터 쓰게 된 건가요?
생활에 맞춘 자연스러운 선택
“일부러 친환경적으로 행동해야겠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요(웃음). 제 개인적인 필요에 의한 행동이 어쩌다 보니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되는 것 같긴 해요. 예를 들면 텀블러는, 제가 물을 잘 안 마시다 보니 하루에 1L는 마시자, 한 것이 리터 수를 재기 쉬운 텀블러 사용으로 이어진 거죠. 또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다 보니 굳이 일회용 컵을 쓰지 않게 되기도 했고요.”
“샴푸바나 고체 치약도 사실은 신기해서, 단순히 호기심에 써봤는데 찾아보니 플라스틱도 줄일 수 있고, 몸에도 좋다고 해서 더 관심이 생겼어요.”
“그 외에도 쓰고 있는 게 몇 가지 있어요. 스테인리스 빨대, 스테인리스 얼음, 손수건, 그리고 요즘 맨날 매고 다니는 건데 플라스틱 몇백 개로 만든 가방도 있고…”
고래가 정착한 물건에는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생활에 맞춰 자연스럽게 선택하고 계속 쓰게 된 것이었죠. 그렇게 고래의 일상에 ‘친환경’이 스며들었습니다.
🦎 실제 사용 후기가 듣고 싶네요.
실제로 사용하면 이런 느낌
“고체 치약은 처음에 정말 어색했어요. 그동안 튜브 치약만 써봤으니까, 양치하려고 사탕 같은 걸 씹는다는 게 되게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요. 그런데 한두 번 써보니까 편하더라고요. 오히려 이 닦으러 가기 귀찮을 때 침대 같은 데서 우적우적 씹으면 거품이 나니까 미룰 일도 적어지고.”
요즘은 고체 치약도 맛이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민트, 자몽, 유자 맛을 사용해 봤다고 하네요. 또 양치 후 음식 맛이 이상해지지 않는 것도 의외의 장점이라고 합니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네요.
“샴푸바랑 린스바도 추천하고 싶어요. 근데 제가 써 본 바로는 샴푸바는 사용하는 대로 닳는 것 같은데, 린스바는 이상하게 잘 안 닳더라고요(웃음).”
그러나 모든 제품이 마음에 든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스테인리스 빨대는 생각보다 별로인 것 같아요. 텀블러랑 같이 가지고 다니면 부딪치는 소리가 거슬리더라고요. 또 재질 특성상 차가운 음료엔 빨대도 차갑고, 뜨거운 음료엔 빨대도 뜨거워져서 불편했어요.”
“스테인리스 얼음은 냉동실에 얼렸다가 음료에 넣으면 음료 맛은 안 변하고 차가움은 오래 유지돼요. 아이디어가 되게 참신한데, 밖에서 음료를 자주 사 마시지 않으니까 언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챙겨 다니는 게 오히려 짐만 되는 것 같고.”
스테인리스 얼음은 도롱뇽도 사용해 본 적이 있는데, 집에 두고 사용하기는 좋은 것 같습니다. 고래도 집이나 회사에서 사용하면 잘 쓸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텀블러는 매일 사용하고는 있지만, 부피가 커서 아쉬워요. 텀블러가 아직 없으신 분들은 접이식 실리콘 텀블러를 한 번 고려해 보시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손수건도 들고 다니는 고래입니다.
“화장실 갔다가 손 씻고 나올 때 휴지 한 장 그냥 버리는 게 아깝더라고요. 손수건은 여러 번 쓸 수 있고, 평소에도 손 닦을 일이 생겨서 가지고 있으면 좋아요.”
좋았던 점도, 불편했던 점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준 고래 덕분에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 그러고 보니 플로깅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건 자주 하시나요?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경험
“플로깅은 제가 속한 봉사단에서 종종 하고 있어요. 참고로 ‘플로깅’은 스웨덴어로 ‘줍다’라는 의미의 ‘plocka upp’과 적당한 속도로 달린다는 뜻의 영단어 ‘jogging’의 합성어예요. ‘줍깅’이라고도 부르더라고요.”
길거리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처음엔 봉사 활동의 일환이었지만 고래는 일상에서도 거리의 쓰레기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학교 다니면서 보니까, 학교 앞이 너무 더러워 보이는 거예요. 학교에서 같이 플로깅할 사람을 찾아서 둘이서 1시간 정도 치웠는데, 반의반도 못 했어요. 생각보다 쓰레기가 진짜 많았어요.”
고래는 플로깅은 한 번이라도 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거라며 웃음을 지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플로깅을 한 번쯤 해봤으면 좋겠어요. 주변에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지 몸으로 느끼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해도, 자연스럽게 눈에 띄게 돼요.”
🦎 플로깅 중에 어떤 쓰레기가 특히 많이 나오는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잊을 수 없는 그 냄새
“담배꽁초! 거의 95%는 담배꽁초였던 것 같아요.”
담배꽁초, 그러고 보니 비가 오면 담배꽁초가 배수를 방해해서 물난리가 나지 않느냐는 물음에 고래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을 이어 나갔습니다.
“장마철에 담배꽁초 정말 문제죠. 한 번은 셋이서 빗물받이 뚜껑을 들어서 그 안에 있는 쓰레기를 치운 적이 있었는데요, 담배꽁초를 다 주웠는데도 남아있는 고인 물에서 계속 담배 냄새가 나는 거예요. 그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힘든 기억도 많지만 고래는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할 수 있으면 계속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시간과 체력이 따라줘야 하긴 하지만요.”
🦎 지금까지 해온 다양한 실천들이 어떤 영향을 준 것 같나요?
하나뿐인 지구를 소중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잖아요. 환경을 위해 행동을 하면 할수록 점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고체 치약을 사용하고, 플로깅에 참여하는 등 고래가 실천한 크고 작은 친환경 실천은 시나브로 고래의 세상을 넓혔습니다.
“편하게 살려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하나뿐인 지구를 아껴주고 싶어요.”
“해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비치코밍과 쓰레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부터, 바다 수영을 하며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해양 플로깅까지, 앞으로도 도전해 보고 싶은 활동이 많아요.”
지금까지 해온 실천을 이어가면서, 더 넓은 세계로 나가고 싶은 고래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래와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은, 환경을 위한 실천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에요.
당장 고체 치약을 사용하거나, 플로깅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죠.
나한테 좋은 행동이 환경에도 좋다면, 한 번 시도해 보는 것, 그렇게 작은 호기심으로 접근해도 된다는 거예요.
“저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우리의 일상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요.”
고래의 말처럼, 우리가 조금씩 바뀌고 바꾸어가는 하루가 우리 자신에게도, 지구에도 더 좋은 내일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도롱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