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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nLab 칼럼/보안실록

보안회사 연구원이 하루종일 게임하는 이유

by 보안세상 2020. 4. 20.

2009.02.13

 

"하루종일 게임만 하는 직원이 있어요"

어느 날, A모 팀장과 식사를 함께 하던 신입 연수생 K모 직원은 조금 불만인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어느 부서, 누구인지 아세요?"

A 팀장이 질문에 K 직원은 계속 이야기를 했습니다.

"10층 구석에 있는 팀인데 지나가다 보면 매일 게임만 하는 거예요. 우리 팀은 하루 종일 잠도 못자고 바이러스 잡느라고 전쟁인데 저 팀은 게임하고 놀고 있는 것 같아요."

K 직원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A모 팀장이 미소를 보이며 답변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팀은 게임보안팀이라고 해요. 온라임게임을 해킹하는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게임이나 게임 해킹툴을 알아야 해킹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연구개발을 할 수 있으니까 게임을 하는 거예요."

A 팀장의 설명을 들은 K 직원은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 듯 부끄러운 표정으로 살짝 멋적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후 K 직원은 게임보안팀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큰 소리를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서, 예의가 바른 직원으로 사내 소문이 돌았습니다.

K 직원은 새로 연수생 업무를 시작해 게임보안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모르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실제 안철수연구소 게임보안팀은 온라인게임을 잘 알아야 보안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 게임만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게임보안팀 소속 연구원들은 온라인게임 상의 해킹툴과 보안취약점을 분석하고 해킹툴로부터 게임을 보호하는 모듈을 개발하고, 온라인게임 보안솔루션인 "핵쉴드"를 연구개발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해커로부터 게임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안전한 게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항상 온라인게임과 씨름하다보니 게임보안팀 멤버들은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신입 직원이나 게임보안팀을 처음 본 외부 사람들은 업무 중 게임을 하는 직원들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하고, 근무 중 게임하는 이유를 모르고 문제를 지적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게임보안팀의 S모 연구원은 고스톱 게임을 분석할 때 에피소드를 들려주었습니다.

"당시 3주 내내 고스톱 게임만 하고 있었어요. 해킹에 대한 문제를 세밀하게 연구하느라 일정이 꽤 걸렸던 거죠. 그런데 일부 여직원들 사이에 제가 일은 안하고 회사에 오면 고스톱만 하는 연구원으로 알려져 있더라구요. ㅋㅋ "

사실 단순히 즐기기 위해 온라인게임을 하는 것과 단시간내 게임내 취약점을 분석하는 일은 차원이 다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매일 엄청난 해킹툴이 발견되고 어렵고 힘든 분석과정을 거쳐 안전한 게임보안기술을 개발하는 일은 피말리는 전쟁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수많은 온라임게임을 공격하는 해킹툴이나 비정상적 플레이를 하는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24시간 밤을 잊은 게임보안팀 연구원들이 지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이 발달되다보니 게임보안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게임보안 강국입니다.

"비정상적인 플레이이나 해킹에 의해 게임의 균형이 깨지면 사용자(유저)들이 떠나고 해당 게임도 망할 수 있습니다. 일부 해커들이 금전적 목적으로 게임을 해킹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데 국제공조를 강화해 범죄자들에 대한 수사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도 양심을 속이고 인생을 망치는, 은밀한 유혹에 빠지지 말고 게임은 게임으로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S 연구원은 게임은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 속에서 즐기는 게임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도 게임보안팀 연구원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게임 환경을 위해 하루종일 게임과 씨름하고 하고 있습니다. ^^*

[필자 주]
실제 24시간, 365일 안전한 인터넷 세상을 위해 컴퓨터 바이러스 및 해킹과의 쉼없는 전쟁을 치르는 컴퓨터 도사들이 겪는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보안이 어렵고 딱딱하지 않은 우리들의 생활 속 보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계속 펼쳐보겠습니다. ^^*